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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17. 4. 3. 11:06
4월의 시작은 정신 없었다. 그전날에 막스를 만나러 잠실에 가기도 했고.. 무지 바쁘네;

일단 그제의 이야기부터.
요즘 들어 여섯시만 되면 깨는데 (오늘은 안그랬지만) 네시쯤에 친구한테 카톡이 와있었고
내용이 충격적이라 나는 처음에 만우절이라 거짓말 치는 줄 알아서 거짓말 치지 말라구 그랬다
그래도 그런걸로 거짓말을 할 친구가 아니라는 걸 알기에.. 그냥저냥 불편한 마음만 품고 있었다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기에 그냥 약속시간 맞춰서 나가려고 나갈 채비를 했다
지제역에서 12시 30분에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가면서 책이나 읽다가
마침 준태형이랑 같은 열차에 타있다는 걸 알고 그쪽 칸으로 이동했다.
영훈이형이 먼저 와있었고 성재형은 조금 늦었다. 지제역은 생각보다 볼 게 없었다.



잿빛의 지제역

송탄역으로 이동해서 햄버거를 먹기로 했는데, 처음 지도에 검색한 곳에 갔더니 아무것도 없어서
결국 본점까지 걸어갔다. 도로 이름이 쇼핑로 였는데 바로 근처에 오산AB 입구가 있었고
아무래도 미군부대 때문인지 가게들도 그렇고 이국적인 느낌이었다.

아무튼 햄버거를 먹고 나가는 도중에 친구한테 다시 연락이 왔고. 결국 사실로 판명이 났다
그래도 뭐 혹시나 아니겠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진짜 사실이었다는걸 알고 나니까
(여느때와 같이) 심장이 막 두근두근 대고 위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근데 그날은 유독 심장이 터질것처럼 쾅쾅댔던 것 같다. 그리고 바로 친구한테 전화를 했다

도대체가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서 결국 1호선을 탔다. 준태형은 사무실 가신다고 중간에 내렸고,
성재형 약속이 파토났기 때문에 그럼 잠깐 커피 한잔 할까 해서 설대입구역에서 내렸지만
스벅에 자리가 다 차있었고 결국 맥날에서 아메리카노, 라떼와 함께 딥토크를 시전하였다
역시 정말 좋은 분들이구나 라는걸 실감했고 조만간 또 만날 것을 기약했다

공연 시간이 임박해서 다섯시쯤 헤어졌다. 합정역에서 조금 걸으면 도착하는 거리였다
입장순번보다 한참이나 늦게 입장해서 결국 거의 뒤에서 봤다.
라이브는 굉장히 재미있었고 서서 보는 것만 아니면 또 오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그 애 때문에 듣게 된 음반이었지만 이제는 그냥 나도 내가 즐겨듣는 음악이 되었기 때문에
충분히 또 올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만우절이라서 깜짝 이벤트도 했고
멤버들도 생각보다 귀엽고 다재다능한 사람들이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공연은 3시간 남짓.



재미있는 공연. 다음에 또 만날 것을 기약하며!

집에 돌아가는 길에 창열이와 잠깐 전화를 했다. 어이가 없어서 막 그때는 웃음이 나오다가도
낄낄거리며 욕을 막 미친듯이 하다가 이제 오히려 미련이 끝나서 후련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통화를 끊고 그러다가 문득 가슴이 시리고 아프고 이런 걸 또 느꼈다.
도대체 왜 끝난 마당에 또 한번 이렇게 상처를 주는건지..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걸 몇번이나 되새김질했지만 도무지 내 사고로는 걔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제 어제의 이야기.
밤.해.혼.을 보겠다고 결심한 것은 며칠 전 일이었는데 갑자기 란, 가영이 호기심에 보고싶다고
해서 어차피 같이 볼겸 (그리고 집근처에서는 이미 상영종료) 강남으로 3매 예매했다
조조영화는 굉장히 오랜만이었는데 나름 아침에 영화를 보니까 집중도 잘 되고 나쁘지 않았다
물론 전날에 지제역도 가고 콘서트도 스탠딩으로 관람하고 해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조금 힘들었지만
뭐 그런 걸 제외하면 다 좋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는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플롯 자체라든가 그들의 사랑을
내가 뭐 이해하고 그렇기에 변호하려고 하는.. 뭐 그런 입장의 말이 아니라 그냥 뭐랄까..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마도 초센티멘탈 모드이기 때문에;;)

대체로 헤어짐을 겪고 나서 아침에는 바닥까지 우울했다가 시간이 지나고 오후가 됨에 따라
점점 괜찮아지는 편이라서, 어제 아침도 여느때와 달리 굉장히 기분이 다운돼 있었고 그러기에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도 한참을 집중하지 못했는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몰입할 수 있었다
와닿는 대사들이 몇몇 있는데 지금 기억이 잘 안나서 기회가 되면 한번 더 볼까 생각중이다

영화가 끝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김가가 일을 뺄 수 없어서 결국 넷만 보기로 했는데
적성 책 사야된다고 해서 셋이서 같이 서점에 들렀다가 결국 KCC사옥에서 버스를 탔다
좀 졸려서 버스에서 자고 역에서 내렸다. 나머지 두명은 홈플러스에서 시간 맞춰서 만나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늦어질 것 같아서 그냥 살거 알려달라고 하고 란이랑 둘이 장을 보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에 나머지 두명이 왔고, 다이소 들러서 그릇이랑 수저통 산다음에 집에 왔다

한명이 없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요리도 배부르게 먹고 퍼질러지게 누워있다가
또 남은 음식이나 과자를 줏어먹고 정말 그야말로 먹-눕-먹을 반복했다
유투브로 최신가요도 틀어놓고 따라부르면서 놀고 포토부스로 동영상/사진도 찍고 놀았다



포토부스. 에펠탑과 함께



해먹은 파스타 + ㅇㅈㅊㅈ후라이



퍼질러져있는 아이들

영화를 본 직후여서 그런지 괜히 또 찡해져서 밥을 먹다가 위가 갑자기 또 부글부글 했다
근데 어차피 이러다가 괜찮아질걸 알기에 그냥 먹던 밥을 마저 먹었다.
난 진짜 표정이 다 겉으로 드러나서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껏 와준 친구들한테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괜찮은 척 하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돼서 미안했다. 괜찮다고 말해준 아이들에게 오히려 고마웠다.



잔뜩 어질러진 내 책상. 가영이가 사준 장식(개+고양이)이 란이가 사준 함 위에 놓여있다.

뭐 거의 10시정도까지 퍼질러져 있다가 코인노래방 가자고 말 나왔었기 때문에
인근 코인노래방으로 가서 3천원 넣고 노래를 막 불렀다.
조금 걷고 싶어서 지하철 역까지 애들이랑 같이 걷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혼자 걸어왔다.

오늘 포스팅은 정말 길구나.. 게다가 사진까지..
바쁘면서도 재밌었고 친구들에게 감사했지만, 역시 마음만큼은 허한 느낌이 드는 이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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