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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 같이. 죽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쓰네요시는 그렇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다른 여성이 말했다.
  "그래도 어쩐지 마시로 씨의 마음을 알 것 같아. 나도 그런 각오로 이 일을 하고 있으니까."
  또 다른 여성이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여배우 일을 안 했으면 난 정말 별 볼일 없는 사람이었을 거야."
  쓰네요시는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죽으면 안 돼."
  나나미는 그녀들의 세계에 압도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곳이 마시로가 살던 세계이기도 했다. 세상에서는 인정받지 못한 세계. 있어서는 안 될 세계. 만일 그렇다고 해도 이 세상에는 존재하면 안 되는 인간은 없을지도 모른다. 세상에 인정받지 못해도 그녀들이 살아가는 힘에는 굉장한 무언가가 있다. 마시로가 그랬다. 살아가는 에너지 그 자체였다. 몰래 병을 앓으면서도 어쩌면 그렇게 활발하고 힘이 넘칠 수 있었을까? 내가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마시로가 하루라도 오래 살아 있길 바랐다. 그건 병의 고통을 모르는 사람의 이기심일까? 모르겠다.
  지금 당장 답이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분명히 앞으로도 계속 나는 이 답을 찾겠지?
  정신을 차려 보니 눈물도 완전히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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